메르헨 [Marchen]
2007/01/04 16:46 · 분류 : 호기심천국 · 태그 : 동화, 메르헨, 민간설화, 민담, 용어마술적 또는 초자연적 요소를 특징으로 하는 민간설화.
'메르헨'을 우리말로 옮기기엔 적절한 단어가 없다고 한다. 국어사전에는 어린이를 위하여 만든, 공상적이고 신비로운 옛이야기나 동화로 등재돼 있다. 필요에 따라 민담, 기담 등으로 불리지만, 뜻이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다. 굳이 정의를 내리자면 `민담의 성격을 지닌 기묘하고 환상적인 이야기` 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
메르헨의 특징은 이야기 안에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풍자가 내재되어 있다는 것. 현실과 동떨어진 소재를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얼마 전, 나치 친위대에 근무했던 사실을 밝혀 일대 파문을 일으켰던 작가, 귄터 그라스는 소설 <넙치>(민음사. 2002)에서 "메르헨만이 실재적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메르헨이 단순한 환상문학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보통의 인간이 마술적 능력이나 특이한 지혜를 부여받아 활약하는 이야기가 주종을 이루며 주인공이 초자연적인 존재나 사물에 대항하는 이야기로 변형되기도 한다. 독일어 용어인 메르헨은 흔히 '요정 이야기'(동화)로 번역되지만 요정이 반드시 등장하는 것은 아니며, 허풍선이 이야기나 익살맞은 일화 등도 가리키는 말이다. 메르헨은 그 배경이 되는 시간과 장소가 분명히 나타나지 않는 '옛날 옛적에'라는 상투어로 시작한다. 주제는 불가능에 가까운 고난을 극복하는 것이 많으며, 이 과정에서 초자연적인 힘의 도움을 받는 일이 많다. 등장인물들은 사악한 계모, 어리석은 도깨비, 잘생긴 왕자 등으로 양식화된다. 또한 듣는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상황을 설정하는데, 예를 들어 유럽의 메르헨은 방앗간 주인, 양복장이, 대장장이 등과 같은 신분이 낮은 노동자와 농부들의 경제적 상황과 가정생활을 반영한다. 고대의 메르헨은 모계제도, 원시적인 출생과 결혼풍습, 상속제도 같은 고대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주인공은 아무리 가난하거나 친구가 없어도 왕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고, 행운이나 총명함 또는 마술적인 정보 덕분에 공주와 결혼해 왕국을 물려받는다. 이런 이야기는 세계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내용이 거의 같은 경우도 많다. 메르헨의 기원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아주 오랜 옛날부터 개작을 거듭해왔다. 메르헨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에 대한 관심은 19세기부터 시작되었다. 구전으로 내려오는 메르헨을 그대로 기록하려는 체계적인 노력으로 그림 형제가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옛날 이야기 Kinderund Hausmärchen〉(1812~15)를 집대성했다. 그림 형제는 〈그림 동화집 Grimm's Fairy Tales〉으로 인기있는 형제 작가이다.







